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여름철 대표 열매채소 ‘수박’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수박 뿌리 역할을 하는 대목 선택 요령과 주의할 점을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수박의 병해충 피해를 줄이고 품질을 높이고자 수박 자체를 그냥 키우기보다 대부분 박 또는 호박에 접을 붙여 생산한다.
이때 대목이 되는 박과 호박의 특징을 알면 수박을 더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박을 대목으로 쓰면 수박이 잘 자라서 품질 좋은 수박을 생산할 수 있지만, 토양 관리에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박에 수박을 접붙여 재배하면 접목하지 않은 것보다 뿌리가 잘 자라고 비료를 적당히 흡수해 수박이 균형 있게 자란다. 또 열매가 안정적으로 달리고 과육 내부에 섬유질 발생이 적으며 당도도 높아진다.
하지만 이어짓기로 토양 환경이 나빠지고 덩굴쪼김병과 같은 토양 전염성 병원균 밀도가 증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재배 도중 식물체가 갑작스럽게 시드는 급성시들음증 발생이 증가해 박 대신 호박을 대목으로 사용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을 수박 대목으로 쓸 때는 토양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시들음증이 발생했을 때는 돌려짓기와 함께 아주심기 4주 전 토양을 소독해야 한다.
소독 방법은 약제를 토양과 섞거나(다조멧) 물에 희석해(디메틸디설파이드, 메탐소듐) 관주(물대기)한 뒤 비닐을 덮고 1∼2주간 두면 된다. 소독 후에는 비닐을 제거하고 토양 내 가스를 완전히 제거한 뒤 아주심기 한다.
참고로, 농촌진흥청은 수박을 더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박 대목 개발 연구를 진행해 덩굴쪼김병에 강한 대목용 박으로 ‘원예3303’, ‘에프알강건’, ‘에프알강타’, ‘에프알신세계’, ‘에프알파워’ 5품종을 개발했다. 이 품종들은 대목에 필요한 특징을 추가해 민간종자회사를 통해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호박 대목은 박 대목보다 병에 강하고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품질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호박 대목을 사용하면 수박 급성시들음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저온과 고온에서도 비교적 잘 자란다.
하지만 비료를 흡수하는 성질이 매우 강해서 식물체가 웃자랄 수 있다. 이로 인해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거나 기형 열매가 발생할 수 있고 맛과 향이 떨어질 수 있다.
농가에서 호박을 대목으로 사용할 때는, 밑거름의 질소와 칼리를 30% 줄여 식물체가 웃자라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이우문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은 “대목 선택은 수박 뿌리를 대신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므로, 품종 선택만큼이나 중요하다”라며 “농가의 재배 환경, 토양 상태, 병해충 발생 여부 등 재배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목을 선택‧관리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