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4∼5월께 딸기 수확이 끝나면 버려지는 묘를 꺾꽂이(삽목) 육묘에 활용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어미 묘를 따로 심는 번거로움 없이 수확용으로 쓰던 딸기 줄기에서 손쉽게 모종을 생산할 수 있다.
딸기는 ‘기는줄기(포복지)’에서 발생한 새끼 묘를 다시 심어 번식하는 영양번식 작물이다. 일반적으로 저온에서 겨울을 난 묘(어미 묘)를 봄에 육묘포(묘 기르는 곳)에 심은 후 여기서 발생한 새끼 묘를 길러낸다.
딸기 촉성재배 농가는 전년 늦가을이나 초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딸기 열매를 생산하는데, 대개는 4∼5월 수확이 종료되면 사용하던 딸기 묘를 모두 폐기해 왔다.
열매 수확을 마친 딸기 묘를 어미 묘로 재활용하면 묘 기르는 곳의 공간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어미 묘를 심는 면적만큼 육묘량이 늘어날 뿐 아니라, 봄에 어미 묘를 별도로 심고 관리하는 노력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딸기 묘의 육묘 면적 중 약 20% 정도는 어미 묘가 차지하는데, 육묘지에서 어미 묘를 없앨 수 있다면 이 공간을 모두 새끼 묘를 기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받아내는 새끼 묘의 수량도 뒤처지지 않는다. 연구진이 수확 묘에서 생산되는 새끼 묘의 수를 분석한 결과, 어미 묘 한 포기당 기는줄기 발생 수는 약 11.3개로 봄에 새로 심은 어미 묘보다 약 30% 더 많았으며, 꺾꽂이로 바로 쓸 수 있는 것도 5.8개로 기존 방법보다 약 45% 증가했다.
경제성 분석 결과, 어미 묘를 심어 꺾꽂이 묘를 채취하는 대신 수확 묘를 활용하면 10아르(a)당 본 재배지에 심을 묘 기준으로 육묘 비용을 약 34만5805원 정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확 묘는 늦게까지 꽃대가 출현하기 때문에 어미 묘로 쓸 때는 꽃대를 완전히 제거해 기는줄기가 왕성하게 발생하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묘가 쇠약해져 응애나 흰가루병 등이 퍼지기 쉬우므로 병해충 방제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정부혁신에 따라 이번 기술을 농업기술길잡이 ‘딸기’ 편에 추가로 싣고, 농업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충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장은 “딸기 꺾꽂이 육묘를 할 때 수확 묘를 어미 묘로 이용하게 되면 육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육묘 시설의 이용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남 밀양지역에서 수출 딸기 ‘금실’ 농사를 짓는 양시천 농가는 “지난해 어미 묘에서 발생하는 기는줄기 방임 시기 등을 제시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 올해 새로 제시한 기술도 적극 활용해 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