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산과 길가에 곳곳에 피어난 형형색색의 꽃들은 가을의 정취와 함께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다. 그 중에서도 최근 몇년간 연분홍의 아름다운 색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핑크뮬리'는 여행지에 가면 빠지지 않는 인기스타다.
그러나 핑크뮬리는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위해성 2급’ 외래종이라는 사실이 많은 이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환경부는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제21조의 2(위해성 평가)에 따라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되는 생물종에 대해서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핑크뮬리를 포함한 5개 외래종에 대한 ‘외래 생물 정밀조사’가 실시됐고, 이 결과 등에 따라 핑크뮬리는 환경부로부터 ‘생태계위해성 2급’ 평가를 받았다.
‘외래 생물 정밀조사’를 실시한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핑크뮬리의 식재지는 주로 야외 시민공원과 수목원에 있으며 2017년에 5~6개소였으나, 2019년에는 약 30개소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핑크뮬리가 SNS와 미디어 등에서 ‘핑크빛 갈대밭’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방문객 유치를 위해 큰 폭으로 확산된 것으로 추측된다.
환경부에서 핑크뮬리에 대한 식재를 자제토록 권고하고 있으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부 지자체에서 ‘핑크뮬리 군락지’ 조성을 계획하는 등 외래 생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태계가 파괴되면 복구에 큰 비용과 노력이 든다. 이는 미국가재, 황소개구리, 배스, 가시박, 서양금혼초 등 여러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 위험성을 짐작할 수 있다. 아름다운 추억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생태계를 위해서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