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과 거대 투기자본들이 영세중소기업들과 빈곤·독거 노인들의 생계영역인 폐플라스틱 재활용산업까지 무분별·무차별적으로 잠식하고 있는 현 상황에 재활용업계는 큰 우려를 하고 있다. 대기업이 겉으로는 “탄소중립 의무와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 측면에서도 친환경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선제적 투자가 중요하며, 이물질이 묻어있거나 혼합 재질의 폐플라스틱류를 화학적 재활용을 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하면서 실제로는 생활계 PE, PP, PET, 복합재질의 선별⦁재활용업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이 영세 구멍가게 또는 동네 빵집의 영업 범위까지 진출하여 큰 논란이 생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재활용업에 종사하는 노인, 고물상 등의 수백만 명의 일자리와 생존까지 위협하는 대기업의 행태가 또다시 자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진출하려는 가정용 생활계 플라스틱류는 국내 전체 폐플라스틱 발생량의 약 12.5% 내외로서 현재 빈곤, 독거노인들부터 영세 재활용 사업자 등 400여만 명이 재활용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지난 수십년 간 중소기업의 노력 끝에 생활계 플라스틱류의 85% 이상 재활용이 이뤄지고 있는 등 안정적인 회수 재활용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대기업은 그동안 플라스틱류 제품을 생산, 배출하면서도 여기서 발생하는 폐기물에 대해 방관하고, 오히려 재활용분담금 등의 최소비용도 부담하지 않고 중소생산자에게 책임을 전가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제적인 환경규제, 탄소중립 의무와 ESG 등 기업 경영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수백만 명의 생명줄을 끊으며, 기존 적정하게 운영되고 있는 재활용시장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손쉽게 시장을 장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신창언 회장, 노환 공동대표, 조남준 공동대표)는 자원순환EPR연대협의회, 한국플라스틱단일재질협회, 전국고물상연합회, 한국농수산재활용사업공제조합 등 61개 재활용단체 19,597개소 회원사를 대표하여 2021년 4월 동반성장위원회를 방문하여 생활계 폐플라스틱 재활용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필요성을 설명하였고, 이어서 대기업 진출 반대 및 상생 방안 세미나 개최, 대기업 진출 반대 기자회견 및 보도자료 배포, 이동주 의원실 주최 간담회 개최 등을 이어오면서, 2021년 10월 동반성장위원회에 폐플라스틱 재활용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신청서를 공식적으로 제출ㆍ접수하였다.
동반성장위원회는 폐플라스틱 재활용업체 현장 방문에 이어 중소기업 설문조사, 대기업, 환경부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대중소기업 간담회를 3차례 개최하여 신규 진출 예정업체는 ‘진입 자제’를, 기 진출업체는 ‘확장 자제’를 예고하였다. 이에 폐플라스틱 재활용업 기진출 업체(삼양패키징, 제이에코싸이클)와 신규 진입 업체(SK에코플랜트, SK지오센트릭, LG화학, 롯데케미컬 등)은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진입 자제)에 반대하여 동반성장위원회는 9월 7일 제2차 조정협의체 회의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와 관련하여 논의할 계획이다.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과 회원단체들은 대기업이 생활계 폐플라스틱 재활용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에 대하여 계속해서 반대하는 경우, 비상대책위를 구성하여 SK그룹 본사 앞 등에서 <대기업의 생활계 폐플라스틱 재활용산업 진출 반대> 대규모 시위를 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회, 정부, 대통령실에도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기업은 플라스틱 재활용산업 진입에 그에 맞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첫째, 대기업은 탄소중립 의무와 ESG 경영 측면에서도 친환경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선제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환경규제의 압박에 의한 이미지 마켓팅 전략에 불과하다.
석유화학 대기업은 폐기물부담금이나 생산자재활용책임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 석유화학 대기업 15여개사가 부담하던 재활용분담금을 2002년부터 중소기업인 플라스틱 제품 생산업체에 전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이 비용을 석유화학 대기업의 부담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해마다 주장하고 있다. 포장재와 제품에 대한 생산자책임재활용의무를 석유화학 대기업은 일체 부담하지 않고 있다.
대기업은 플라스틱 원료인 합성수지 생산량을 계속 늘려왔다. 석유화학 대기업은 세계적인 탄소중립 및 탈플라스틱정책의 흐름에 반하여 플라스틱의 원료 소재인 합성수지 생산량을 2016년 14,117천톤에서 2020년 15,175천톤으로 해마다 늘려왔다. 국내 소비량도 2020년 6,507천톤으로 증가했다.
둘째, 대기업은 3D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40년 이상 땀 흘려 가꾸어온 폐기물 수집·선별·재활용업체의 인수를 통한 손쉬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과 거대 투기자본들의 행태를 보면 폐기물의 소각이나 매립업종에 무차별적으로 진출하여 시장 점유율이 70% 이상이 되자, 몇 년 사이에 소각이나 매립 비용을 몇 배 이상 상승시켰다. 이는 고스란히 중소사업자와 국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세계적으로 상용화 시설은 없으며, 대기업은 자체 기술이 없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외국기업과의 협업체제로 설치 예정이다.
대기업은 이물질이 묻어있거나 혼합 재질의 폐합성수지류를 화학적 재활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생활계 PE, PP, PET, 복합재질의 선별⦁재활용업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대기업들과 거대 투기자본들이 영세중소기업들과 빈곤·독거 노인들의 생계영역인 재활용산업까지 무분별·무차별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현 상황에 재활용업계는 큰 우려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이 재활용산업에 진출하면 자본력, 기술력 등의 차이로 회수재활용 체계 붕괴와 중소기업의 시장 퇴출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의 재활용업계는 지난 50여 년 동안 3D 업종으로 온갖 홀대를 받으며 버려지는 쓰레기를 재활용 가능 자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하여 재활용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중소 재활용업계가 시장에서 도태되면 기존 업계와 연결된 전후방 업체들의 연쇄적인 붕괴와 종사자들의 강제 퇴출이 우려된다. 전국 지역의 뿌리산업인 고물수집업부터 수집운반업 7,544개소, 재활용업 8,616개소와 그 종사자들의 가정까지 피폐화시킬 것이다.
대기업의 우월한 시장 지배력으로 중소업체가 도산되면 독과점 경영으로 전후방비용이 증가하고 폐기물 처리단가 급상승으로 폐기물 배출자의 비용 상승을 초래하여 결국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것이다.
셋째,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진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방안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진정 ESG 경영을 통한 환경을 위한 목표와 사업을 추진한다면, 국내 발생 폐플라스틱류 87%인 생활쓰레기 종량제봉투 혼입물, 사업장폐기물, 건설폐기물, 순환형 매립장에서 나오는 폐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하고 있는 생활계 폐플라스틱(생산자책임재활용 및 자발적협약 대상)의 성형물질재활용량은 전체 발생량 1,000만톤의 12.5%이다. 재활용할 수 있는 물량은 한정되어 있어 새로운 진입은 경쟁만 유발한다. 생활계 폐플라스틱은 전국적으로 분산 배출되고 있어 수거운반이 용이하고 비용이 저렴한 지역 적합형 중소 규모의 회수재활용 시스템이 바람직하다.
넷째,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자동선별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고품질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를 위해 중기적합업종 지정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대기업이 필요한 고품질 재생원료의 품질기준을 제시하고, 유럽과 같이 적정가격을 보장해주면 중소기업도 인공지능을 겸비한 광화학선별기 등을 설치하며 고품질 재생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대기업의 30% 이하의 자본 및 기술투자도 협의할 수 있다.
생활계 폐플라스틱의 다소비 품목은 PET 30%, PP+PE 35%, 기타 35% 수준이다. 현재도 중소기업의 재생원료 생산 기술이 발전되어 재생PP나 재생PE의 품질 수준은 수출용은 상급으로 10 ~ 15% 정도이며 국내 소비용은 저가격으로 품질이 중하급이다. PET 플레이크 품질 수준도 미국, 유럽에 수출하여 포장재 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상급은 80% 정도이다. 유럽 수출품은 현지 신재 가격보다 비싸지만, 국내 재생원료 소비업체들은 신재보다 재생원료가 저렴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수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